페르세우스가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군

 

크라켄이 캘러보스보다 더
무섭다는 걸 알게 되겠죠

 

- 투구는 왜 안 썼지?
- 늪에 빠뜨렸죠

 

- 영원히 못 찾아요
- 그럼 다른 선물을 줘야지

 

- 어떤 거요?
- 자네 친구

 

올빼미, 부보가 좋겠군

 

그에게 만물을 꿰뚫어 보고
알고 있는 올빼미를 주거라

 

그래줬으면 좋겠군

 

- 명령이다
- 안돼요

 

헤파이스토스라면
뭐든 만들 거야

 

쇠로 날개를 만들 수 없지만

 

그는 아주 뛰어나니까
할 수 있을 거야

 

제우스신이 화내더라도
별 수 없지

 

절대 너랑 헤어지 않아,
내 사랑, 부보

 

어디가 어딘지
전혀 모르겠어

 

- 이러다간 길을 잃겠어
- 저것 봐요!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우리 쪽으로 오는데

 

매 같은데?
공격하려는 거 아냐?

 

맙소사! 올빼미야!

 

황금 올빼미잖아

 

네가 무겁다고?

 

어떻게 알아듣지?

 

- 제게 말했어요
- 말했다구요?

 

- 이름이 부보래요
- 그걸 다 알아듣나?

 

네, 아주 정확하게요

 

칼과 투구처럼 신이
또 선물을 주신 거야

 

부보가 마녀 집으로
데려다 줄 거요

 

갑시다!

 

걱정 마,
탈로가 데려다줄 거야

 

누가 오고 있어

 

젊은 남자 같은데

 

- 누가 눈 가졌어?
- 나!

 

- 나 좀 줘 봐
- 싫어!내가 먼저야

 

뭐가 보여? 응?

 

그래! 젊은 남자야
체격도 죽여

 

겁내지 말아요
해칠 생각 없으니까

 

좀 자세히 보게 가까이 오게

 

- 우릴 찾아줘서 고맙네
- 여긴 무슨 일로 왔지?

 

- 도움이 필요해서요
- 그럼 더 가까이 오게

 

보시다시피 얘들은
앞이 잘 안 보이거든

 

- 난 목소리도 안 들려
- 우리가 가까이 가보자

 

지금이야!

 

- 무슨 소리야?
- 뭐야? 뭐지?

 

부보!

 

어서 저 눈 가져 와!

 

- 어느 쪽이야?
- 뭐가 지나간 거야?

 

- 무슨 일이야?
- 눈을 뺏어갔어!

 

- 떨어뜨리면 안 돼!
- 맙소사!우리 눈?

 

- 네가 가져갔지?
- 잘 갖고 있으니 안심해요

 

돌려줘, 어서

 

- 대신 조건이 있소
- 좋아!

 

- 눈 먼저 줘!
- 물론 드리죠

 

- 먼저 대답해주면요
- 뭔데? 어서 말해

 

어떻게 하면 인간이
크라켄을 물리칠 수 있죠?

 

크라켄은 불사신이야
남자 100명도 당해내지 못해

 

수천 명의 병사들도
그를 죽이지 못할 거야

 

불사신은 존재하지 않아
분명 방법이 있을 거요

 

한 가지 있긴 하지만

 

크라켄을 죽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지

 

- 뭐죠?
- 눈부터 주면 말해 주지

 

먼저 말해요

 

메두사 머리,
고르곤이 있어야 돼

 

메두사 얼굴을 보는 즉시
모든 생물은 돌로 변해 버리지

 

- 아무리 크고 강하더라도
- 메두사 피는 치명적인 독이야

 

괴물 대 괴물, 볼만 한데!

 

- 메두사 머리를 차지해야 돼
- 메두사가 줄 리 없지

 

선물로 주면 또 모르지

 

크라켄 천명을 상대하는 것만큼
아주 위험한 일이야

 

크라켄을 이기려면
이 방법 밖에 없지

 

이제 어서 눈을 돌려줘
질문에 다 답했으니까

 

하나 더 요!

 

메두사가 죽고 난 뒤에도
눈을 보면 돌로 변한다면

 

- 피는 어때요?
- 아주 치명적이지

 

하지만 넌 특별한 힘이 있는
우리 눈을 만졌기 때문에

 

네 붉은 옷이 그 피가
흐르지 않게 해 줄 거다

 

메두사의 눈은 아주 강력하지

 

다 말했으니 어서 눈을 줘

 

- 거짓말 아니죠?
- 물론

 

- 이제 메두사나 찾아가라
- 죽음의 섬에 있어

 

- 저승 세계 끝이지
- 이젠 눈을 돌려 줘!

 

- 눈 돌려 달라고! 어서!
- 자, 받으세요

 

- 어디? 어디 있어?!
- 이 번에 내 차례야

 

- 어디 있지? 나 줘!
- 누가 가져갔어, 어서 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지

 

내일 이 산 넘으면 죽음의
섬에 다다를 거요

 

그럼 메두사도 만나겠지

 

오래 전 그녀에 대한
글을 썼지

 

젊은 시절 비극을 좋아했어

 

인생이 꽤나 비극적인 걸
체험이 아니라

 

- 그 글을 쓰면서 알게 됐지
- 메두사...

 

- 아프로디테 여신의 사제였죠?
- 맞아, 정말 아름다운 여자였지

 

포세이돈이 그녀에게 반해

 

둘은 아프로디테 신전에서
사랑을 나눴어

 

이에 질투를 느낀 여신은
메두사에게 벌을 내렸는데

 

메두사를 아주 무시무시한
괴물로 만들어서

 

그녀 얼굴을 보는 생물은
모두 돌로 변하게 했지

 

당신이 너무 걱정돼요

 

다른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어요

 

- 당신은 내일 조파로 돌아가요
- 싫어요, 저도 같이 갈래요

 

그럼 눈 좀 붙여요
새벽에 출발할 거니까

 

좀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어서 자도록 해요

 

스틱스 강···
이 죽음의 강에는···

 

- 불가사의한 힘이 흐르지
- 저도 그런 말 들었죠

 

그 얘기가 사실인지
확인할 때군

 

이것 받아요
쓸 때가 있을 겁니다

 

뱃사공에게 줄 삯이죠

 

명심해라

 

메두사 얼굴을 절대로
봐선 안 된다

 

굳이 보겠다면 방패 안쪽을
거울삼아

 

비춰보는 것은 괜찮지만

 

절대로 정면으로 봐선 안 된다

 

3 대 1로 붙는 거다

 

방패를 잘 간수해라

 

언젠가 네 목숨을
지켜줄 것이다

 

네 운명을 찾아라

 

페르세우스!

 

탈로!

 

이런, 흠뻑 젖었구나

 

안 돼

 

아니, 아직 다 안 끝났어

 

네가 날 수 있으면...

 

좋아

 

페가수스가 살아있다면

 

네가 꼭 찾아내야 해

 

제우스신이시여,
약속한 시간이 다 됐어요

 

알겠다

 

크라켄을 풀어라

 

페르세우스가 이겼군

 

내 아들이 해냈어

 

- 운이 따라주었죠
- 행운은 용감한 자 편이지

 

아주 위험한 선례를 남겼어요

 

그 같은 영웅이 많아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인간이 모두 저렇게 용감하고
상상력이 뛰어나면 어쩌죠?

 

더 이상 신들을 모시지 않겠지

 

하지만 저 인간 세계는
여전히 겁 많고 게으르고

 

거짓 투성인 자들로 넘쳐나지

 

페르세우스에 대한 복수는
더 이상 안 된다

 

그는 훌륭하게 해냈어

 

그 보상을 받게 되리라

 

이 얘기는 영웅 서사시나
희곡의 좋은 소재가 될 거야

 

걱정 마,
네 얘기도 써 줄 테니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는
행복하게 살리라

 

훌륭한 아들도 많이 낳고

 

왕국도 잘 다스릴 것이다

 

그의 모험담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명하나니

 

지금부터 그를 별자리에
올려놓으리라

 

페르세우스와 함께
사랑스런 안드로메다

 

고귀한 페가수스,
허영심 많은 카시오페아까지

 

그들 이름을 딴 별은
영원하리라

 

길 가던 인간이 밤하늘을
경이롭게 쳐다볼 때마다

 

용감한 페르세우스를
떠올릴 것이다

 

영원히...

 

비록 우리 신들이 버림받고
잊혀지더라도

 

그 별들은 사라지지 않으리

 

절대로!

 

그 별빛은 영원토록
밝게 빛나리라